블로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어서야 첫 레시피 관련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꾀나 많은 수산물을 구매하고 리뷰하면서 먹었는데 단순히 회를 써는 것, 찌거나 삶아 먹는 것을 레시피라 하기에가 조금 그렇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손이가지만, 또 너무 번거롭지도 않은, 저렴하지만 사 먹는 것은 전혀 저렴하지 않은, 요리 하는 사람은 허접해 보이지만, 먹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그런 특별한 오징어순대 레시피를 준비하였습니다.
제목을 보고 조금 의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오징어순대를 겨우 30분만에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3천 원대라는 작은 예산은 덤이지요. 조금의 과장은 섞였겠지만, 한치의 거짓도 없으니 잘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오징어 순대에 사용할 오징어는 한 마리 1,950원에 구입한 냉동오징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오징어 구매 경로, 오징어 손질관련 정보는 아래 경로를 참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3.07.16 - [수산물정보/호또돔의 추천 수산물] - [오징어(7~11월)] 한마리에 2천원도 안하는 혜자 식재료
[오징어(7~11월)] 한마리에 2천원도 안하는 혜자 식재료
여러분은 오징어를 좋아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오징어를 좋아하는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친숙한 식재료인 오징어는 우리의 식탁을 채워주는 고마운 식재료 입니다. 볶음이나 탕, 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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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순대는 오징어의 순대안에 들어갈 소를 만들기 위해 여러 야채, 고기, 두부, 당면 등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하며, 각각의 재료를 일일이 손질하고 다져야 해서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오징어순대의 소만 살짝 바꾼다면 그냥 찜통에 찌고 적당히 썰어서 내어주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이지요. 그리고 그 비법은 아래사진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준비재료 : 오징어 2마리(작은 것) , 비비고왕교자 1봉(315g), 계란 1개
준비재료는 조금 이상하지만, 간단하지요?
가격은 2마리 기준으로
오징어 2마리 3,900원, 왕교자 1봉 3,300원(마트에서 2봉 6,600원에 구매), 계란 1알 300원으로 총 7,500원입니다.
1마리 기준 3,750원인 초가성비 요리이지요.
자, 그럼 본격적인 레시피 시작하겠습니다.
1. 비비고 왕교자 1봉(315g)을 뜯고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에 3분 돌린다.
315g 기준으로 약 9개의 왕교자가 들어 있는데 저의 경우 오징어가 작아서, 조금 많은 편이었습니다. 자칫하면 오징어가 터질 수도 있으므로 조금 더 적게 7~8개가 적당하리라 생각합니다.(오징어의 크기에 따라 적당히 가감해 주세요)
2. 왕교자가 전자레인지에 돌아가는 동안 간단히 오징어를 손질한다.
해동한 오징어는 흐르는 물에 씻어주고, 속에 있는 뼈와 이리(정소) 및 알을 분리하여 줍니다. 뼈는 버려주고 이리와 알은 취향에 따라 순대에 넣어주세요.
3. 전자레인지에 돌린 왕교자의 만두소와 피를 분리해준다.
3분을 돌린 왕교자는 적당히 익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만두피와 소를 분리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조금 뜨겁다 싶으면 2~2분 30초 정도 돌려주세요.
만두의 윗부분을 잡아 뜯으면 만두소와 피는 쉽게 분리됩니다.
만두피는 다 쓸 곳이 있으니 버리지 말아 주세요.
4. 오징어 다리를 다지고, 취향에 따라 오징어 이리 와 알을 만두소와 섞는다.
비비고 왕교자는 CJ라는 대기업의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절정체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미국, 중국까지 진출한 교자입니다. 대기업 석박들의 오랜 연구와실험을 거듭하여 최고의 맛과 적절한 간이 되어 있습니다. 즉, 간은 따로 할 필요가 없이 버무려 주기만 하면 됩니다.
5. 손질한 오징어에 소를 꽉 차도록 넣어준다.
이날은 소가 거의 터지기 전까지 넣었습니다. 자칫하면 터질 수 있으니 사진보다 조금 여유 있게 넣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6. 이쑤시개로 몸통 부분에 구멍을 뚫어 주고, 소가 삐져나오지 않도록 하단을 고정한다.
오징어의 배 쪽에 이쑤시개로 꼭 구멍을 2~3개 내주세요. 찌면서 오징어가 터지는것을 방지해 줍니다. 오징어의 몸통 아래는 소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2개 이상의 이쑤시개로 꼼꼼히 고정해 주세요.
7. 수증기가 올라온 찜통에 넣고 맛술이나 소주를 뿌리고 15분간 쪄준다.
찌기 시작할 때 잡내 제거를 위해 맛술이나 소주를 소주잔 반컵정도 뿌려주면 잡내제거에 좋으나 생략하셔도 무방합니다.
8. 오징어를 꺼내고 조금 식힌 후 먹기 좋게 썰어준다.
조금 투박하게 썰었지만, 그럴싸하지요? 오징어순대의 단면을 보면 오징어, 당면, 고기 야채 등 이 꽉 차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간은 그냥 먹어도 딱 맞지만, 기호에 따라 초장이나 간장등을 찍어도 맛있습니다.
야들야들한 오징어의 겉과 촉촉한 만두소가 궁합이 좋아 별미이지요. 이것도 충분히 맛있어서 그대로 먹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계란물을 묻혀 전처럼 먹는 것을 더욱 좋아하여, 한 마리는 계란물을 입혀 부쳐주었습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계란지단이 주는 고소한 맛이 가미된 오징어순대는 더할 나위 없는 별미입니다. 보기에도 제법 그럴싸 해보이는 요리이지요. 조금 번거롭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고 그리 비싼 비용이 들지도 않습니다. 속초에서 사먹는 오징어 순대가 부럽지 않은 맛이지요.
아까 분리한 만두피는 어떻게 할까요?
왕교자의 만두피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만두소가 살짝 배어져 있어 나름의 풍미가 있고 간도 베어 있습니다. 라면에 넣을 시 수제비 같은 식감을 주기도 하지요. 다만, 저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굽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정용 에어프라이어 200도에 5~7분 정도 구워주면 바삭바삭하게 구워져 맥주안주로 일품이지요.
바삭하게 구운 만두피에 오징어순대를 싸 먹으면 이 또한 재미있는 식감과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저는 요리사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먹는 사람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요리를 하는 사람도 편하고 즐거운 요리를 선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오징어순대 레시피는 저렴하고,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요리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접 만들어서 손님에게 내어주세요, 과연 이 오징어순대가 비비고순대임을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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