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산물을 소개드리기 앞서 호또돔의 Flex 수산물 게시판에 대해 잠깐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게시판은 주로 가격대가 높아 자주 먹기 어려운 수산물을 소개하고 다룰 예정입니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만큼, 실패할 수는 없으니, 고가의 수산물을 살 때의 구매경로나 팁 등을 공유하려 합니다. 많이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또돔의 Flex 수산물의 첫 주인공은 생선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금태' 입니다.
금태는 주로 회나 초밥, 구이, 솥밥에 이용되는 생선인데,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면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고급 식재료입니다. 고가 생선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보니 가격대가 조금 있는 스시야를 가신다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생선입니다.


금태의 표준명은 눈볼대이며 특유의 빨간색과 조기와 비슷한 외형 덕분에 빨간 조기라고도 불리지요. 금태의 크기도 조기와 엇비슷한데 보통 2~30cm 정도가 많으며 큰 개체의 경우 40cm가 넘기도 합니다. 금태의 주 산지는 부산과 제주도이며 남해안 전역에서 어획되는데, 부산금태를 가장 고급으로 칩니다. 부산에서는 금태를 잘 손질하여 명품생선으로 판매하기도 하지요.

금태의 산란천은 7~10월이며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제철은 봄~초여름(4~7월)이 적당합니다. 다만, 금태는 수심 100m 이하의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는데 이러한 어류는 차가운 수온을 견디기 위해 사시사철 몸에 지방을 축적합니다. 산란철에 관계없이 응축된 지방을 가지고 있어 연중 맛차이가 거의 없는 생선이지요.
생선계의 에르메스라는 말에 걸맞게 금태의 몸값은 굉장히 비싼 축에 속합니다. 특히나 요즘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어 수요가 늘었고 꾸준히 몸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보시는 지금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을 때 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금태에 대하여 처음 들어보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일상에서 접하기엔 귀한 생선이고 가격대도 높아 우리 식탁에는 잘 올라오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금태는 네이버 스토어, 농라.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시면, 의외로 어렵지 않게 찾아 보실수 있습니다. 가격이 문제일 뿐이지요. 유명세를 타 시장이나 마트에도 종종 금태가 입고되기도 하는데 보통은 20cm 전후의 작은 금태가 대부분입니다. 작은 씨알도 맛있지만 금태가 주는 감동을 오롯이 느끼려면 가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30cm 이상의 중치급, 마리당 500g 이상되는 금태를 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흰살생선임에도 농축된 기름기와 부드러운 살을 가진 금태는 초밥이나 사시미도 분명 맛있지만, 저의 경우 구이를 가장 선호합니다. 금태구이가 주는 맛과 감동은 다른 어떤 생선도 흉내 내지 못하는 맛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구이용 대물금태를 직접 공수하였습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금태는 노량진 지하의 도매점 엉클마린에서 구매하였으며, 횟감은 불가능한 선도의 600g 전후 금태입니다.

600g 39,000원이라는 고가의 생선입니다. kg당 단가로 따지면 65,000원 셈이지요. 게다가 뼈와 내장등을 제거하고 순살로 생각한다면, 대략적인 수율 40%로 고려하였을 때,
65,000/40% = 162,500
kg당 162,5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달합니다. 몇몇 분들은 다른 고급 횟감이랑 비교 시 그 정도로 비싼 생선인가?라고 생각 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리뷰할 금태는 조업한 지 며칠은 지나, 횟감이 불가능하며 구이용으로 적합한 선어입니다. 게다가 노량진의 도매상가에서 구입한 가격입니다. 도매가가 경매가 보다 조금 비싼 수준(10~20% 내외)인 걸 감안한다면 일반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소매로 왔을 때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겠지요. 쉽게 생각하기 위해 제주도의 특대갈치구이를 예로 생각하겠습니다. 제주도 여행 시 비싼 물가를 체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음식은 갈치이지요. 제주도의 동문시장, 올레시장에서 1kg 정도의 생물 갈치는 한 마리에 무려 5~6,0000원 정도에 판매합니다. 식당에서 1kg의 통 갈치구이를 먹을 때는 100,000원을 훌쩍 넘지요.

즉, 위에서 소개한 금태 한 마리를 도매가 아닌 소매점에서 산다면 4~50,000 사이일 것이며 이것이 식당으로 가게 된다면 적당한 밑반찬이 추가되어 100,000원에 달하는 가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갈치의 경우는 길쭉하고 커서 보는 맛이라도 주는 반면, 구워 논 금태는 겨우 손바닥 보다 조금 큽니다. 가격에 비하면 겉모습은 초라한 모습이 들 정도이지요.

하지만 씨알이 큰 금태구이의 맛은 어떤 생선구이와 비교하여도 뒤지지 않습니다. 제가 먹어 본 생선구이 중에서는 금태가 최고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구이로 유명한 대형갈치, 볼락, 옥돔, 메로(비막치어)를 모두 맛보았지만 금태보다 맛있다고 느낀 생선구이는 단 한개도 없었습니다.
특히, 금태는 비늘이 굉장히 얇은 생선으로 비늘에 뜨거운 기름을 부어 특별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입니다. 비싼 금태인 만큼 비늘도 그냥 버리기는 아깝지요. 생선의 비늘도 한 올 한 올 먹어보면서 금태의 맛을 오롯이 느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비늘구이 레시피는 제 이전 게시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3.07.23 - [호또돔의 레시피] - [금태구이] 비늘품은 금태구이
[금태구이] 비늘품은 금태구이
안녕하세요, 이번 레시피는 비늘까지 튀겨먹는 특별한 생선구이 레시피입니다. 생선의 비늘은 까끌까끌하며 맛이 없고 보기에도 썩 좋지 않아 식재료로 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각종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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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포스팅할 금태역시 잘 손질하여 비늘채 구워 내었습니다.

보기에는 평범한 생선과 같으나 속살을 보면 다른 생선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얀 속살은 부드러우며 특유의 육즙을 머금고 있어 촉촉합니다. 생선구이임에도, 마블링이 가득한 소고기처럼 입안에 넣었을 때 육즙이 터져 나오는데 흡사 메로구이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메로보다 훨씬 좋아하는데 메로와는 다르게 느끼한 맛이 적기 때문입니다. 금태의 살에서 나오는 육즙은 느끼하기보다는 감칠맛이 입안에 터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분명 기름진데 끝맛이 아주 담백한 것이 영락없는 흰살생선입니다.
게다가 비늘이 있는 껍질과 함께 먹으면 바삭하게 씹히는 비늘이 재미있는 식감을 더해줍니다. 아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였던 생선구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날의 금태는 가격은 꾀나 비싼 편이지만, 절대 후회는 없었습니다. 특별한 날을 위한 요리로 손색이 없었지요. 10만 원이 넘는 스시야에 가도 금태는 겨우 한점, 많아야 두 점 먹을 수 있는 생선입니다. 어쩌면 39,000원이라는 가격에 금태를 통으로 즐길 수 있으니 다소 합리적?이라 할 수 도 있겠지요.
비늘이 손질되지 않은 500g 이상의 대형금태를 만나보신 다면, 한 번쯤 꼭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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