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산물정보/호또돔의 Flex 수산물

[대게] 치킨값에 대게 드세요

by 호또돔 2023. 7. 24.

여러분은 대게를 좋아하시나요?
빨갛게 쪄낸 커다란 게가 주는 인상은 꾀나 강렬하지요. 게다가 꽉 찬 속살과 고소한 내장을 맛본다면, 커다란 대게의 모습보다 그 맛이 더욱 강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대게나 킹크랩과 같은 대형 갑각류는 비싼 식재료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대게 가격이 폭락했다는 기사나 뉴스를 접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게값이 폭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실제로 대게를 구매할 때면 언론에서 얘기한 것과는 다르게, 비싼 가격에 흠칫 놀라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겁니다.

대게값 폭락에 대한 기사들

오늘은 이러한 분들을 위해 어떤 대게를 어떻게 사먹고 얼마에 먹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포스팅하려 합니다.

요 근래 몇 년 동안 러시아산 대게값이 정말 저렴하였습니다. 코로나가 한창 진행 중 일 때는 중국으로 가야 할 러시아산 대게나 킹크랩이 우리나라로 유통되어 저렴한 가격이 형성되었지요. 또 요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하여 러시아산 대게에 대한 각국의 수입 제한이 심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로 유통되어 대게의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 덕분에 러시아산 대게의 시세는 많이 저렴해진 편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먹어야 대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것일 까요?
언론에서는 폭락했다고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대게를 먹으려 수산시장이나 식당을 가면, 선뜻 저렴하다고 느끼기 힘듭니다. 그 이유는 폭락한 건 대게의 경매 납품가격이지 일반소매자들이 구매하는 소매가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대게값이 폭락했다 할지라도 유통과정을 많이 거치다 보니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가격은 이전이랑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폭락한 대게를 통해 중간에서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는 것이지요. 아래 사진처럼, 지금 시기에 대게를 비싸게 파는 것은 과장 좀 보태어 사기꾼이라 할 수 있겠지요.

아쿠아푸드에서 홍보하는 대게 가격

특히나 대부분의 관광지 수산시장의 대게나 킹크랩은 여전히 많이 비쌉니다. 여러가지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도 과한 가격이라 생각이 들지요. 또한 몇몇 수산시장에서는 아직도 물치기나 저울치기 등 여러 가지 꼼수를 부려 바가지를 씌우기도 하는 실정이니 한마디로 호구당하기 십상입니다.
 
저는 그래서 도매업체들을 이용하여 집에서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직접 찌고 껍질을 까먹으면서 처리하는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지만,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대게를 까먹는 것은 좋은 추억거리로 그만이지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구매경로를을 이용해야 할까요? 자세하게 말씀드리기 전에 대게와 관련된 용어를 조금 정리하겠습니다. 
 

활대게 : 살아있는 대게
선어대게 : 죽은지 얼마 안 된 대게
꼬물이대게 : 살아 있으나 곧 죽어 선어대게가 되기 전의 대게
절지대게 : 다리 중 일부가 뜯기거나 없는 개체
수율 : 다리를 잘랐을때 표면 중 살이 차 있는 비율
장 : 식용가능한 대게의 내장(색에 따라 황장, 녹장 등으로 구분됨) 

 
제가 이전에 포스팅한 아쿠아푸드, 농라, 엉클마린 에서는 종종 저렴한 가격에 선어대게를 취급합니다. 선어인 만큼 가격도 저렴하지요. 당연 활대게에는 못 미치지만, 대게를 쪄서 먹을 때에는 꼭 활대게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장이 녹아내리지 않았다면, 죽은 지 얼마 안 된 선어 대게도 좋은 선택지가 되지요. 

왼쪽부터 차례로 아쿠아푸드 / 농라 / 엉클마린의 선어대게 가격

저는 세 업체의 가격을 비교하였습니다.
아쿠아 푸드와 농라는 꼬물이 대게, 엉클마린은 선어대게 이지요.
아쿠아푸드 79,000원 (3kg 꼬물이) 
농라 77,000원 (3kg 꼬물이)
엉클마린 29,000원 (1.7kg 선어 절지) + 배송비
 
kg당 단가로 비교 시
 
아쿠아푸드 kg당 26,333원
농라 kg당 25,666원
엉클마린 kg당 17,058원
(당일 퀵배송비 5,000원 포함 시 kg당 20,000원)
 
선어이고 절지대게인 만큼 엉클마린이 가장 저렴하였습니다. 크기도 다른 두 업체에 비해 조금 작은 대게이고요. 다만 배송비를 제외하고 kg당 17000원이라는 치킨 한 마리 보다 저렴한 가격, 당일배송이 되는 퀵서비스, 둘이 먹기 적당한 양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저는 엉클마린에서 구매하였습니다. 오전 11시 이전에 구입한 대게는 오후 7시경 택배로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엉클마린에서 주문한 대게

배송받은 대게는 자숙대게입니다. 배송을 받고 가장 먼저 체크한 것은 절지 된 다리개수입니다. 

다리가 하나씩 비는 대게들

두 마리의 대게 모두 3번째 다리가 하나씩 비어 있는데요, 절지대게 치고 하나만 비어 있는 거면 상태는 좋은 편입니다. 더군다나 살이 많은 1,2번 다리도 아니고요.
 
집에서 대게나 킹크랩을 찔 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이것만 지키면 대게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게찜이 실패할 일은 없어지지요. 
 
① 대게나 킹크랩 피 빼기
 대게의 피를 빼지 않으면, 후에 찜에서 비린내가 나는 원인이 됩는데 자숙상태가 아니라면 입부분을 칼로 눌러 피를 빼주셔야 합니다. 게의 피는 투명한 색으로 크게 표시가 안 나지만 꼼꼼히 빼주세요.
 
② 뒤집어서 찌기
항상 배가 위를 향하게 쪄야 하는데, 반대로 찌게 되면 내장이 흘러나와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대게나 킹크랩은 다릿살뿐만 아니라 장도 맛이 좋기에 꼭 뒤집어서 쪄주세요.
 
③ 자숙대개의 경우 짧게 쪄서 데펴주기 
이미 한번 쪄서 온 자숙대게의 경우 3~5분 정도의 짧은 시간만 쪄서 데워 먹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찌면 대게의 속살이 쪼그라 들어 맛과 양이 모두 손실됩니다.   

뒤집어서 쪄지고 있는 대게들

제가 받은 대게는 이미 한번 쪄온 자숙대게 이므로 피 빼기는 생략하고 뒤집어서 5분 정도 쪄주었습니다.

짧게 데핀 대게

대게를 먹을 때에도 가급적이면 배가 하늘을 보는 뒤집은 채로 다리를 하나하나 잘라서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사진을 찍고 바로 뒤집어서 먹었습니다.  

대게의 속살

이날 먹은 대게는 수율이 대략 70~80% 정도 사이였습니다. 저렴한 가격치고 나쁘지 않은 편이라 생각되었지요. 가장 걱정했던 건 장인데, 선어대게는 시간이 지나면 장이 녹고 부패하여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장에 물이 너무 많거나 냄새가 좋지 않다면 아쉬워 말고 포기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행히 이날 먹은 대게는 물이 조금 있긴 하지만 상태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대게의 장

대게의 다릿살은 말할 필요가 없이 맛있었습니다. 살의 맛으로만 본다면 개인적으로 킹크랩보다 대게가 더 맛있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달큰하면서 부드러운 속살이 참 맛있었습니다. 모아둔 몸통살과 내장은 볶음밥을 위하여 양보하였습니다.

좌측사진 : 대게 2마리에서 나온 몸통살과 내장 / 우측사진 : 대게의 내장을 이용한 볶음밥

대게의 내장과 속살로 만든 볶음밥은 대게를 먹을 때 없어선 안될 중요한 요리입니다. 녹진하고 고소한 내장을 베이스로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든 속살이 풍미를 더해 주지요. 비슷한 느낌으로 전복내장 볶음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복내장보다 대게의 내장으로 한 볶음밥을 더욱 선호합니다. 
 
당분간은 대게 가격이 저렴하게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저렴하다고 얘기하는 대게는 러시아산 한정이며, 영덕대게와 같이 동해에서 어업 되는 국내산 대게는 해당사항이 아닙니다. 지금은 국산대게의 가격이 훨씬 비싸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대게의 적정량은 1인 기준 1kg이므로(라면이나 볶음밥을 같이 먹을 시) 제가 오늘 소개드린 엉클마린의 절지대게는 배송비를 포함하여도 1인 기준 2만 원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과 엇비슷한 가격이지요. 대게가 저렴한 시기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저렴하니 치킨가격에 되게 맛있는 대게를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수산물정보 > 호또돔의 Flex 수산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태] 생선계의 에르메스  (0) 202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