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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정보/제철수산물(여름)

[민어(6~8월)] 복날 음식을 대표하는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민어

by 호또돔 2023. 7. 11.

안녕하세요, 초복을 기념하여 오늘 소개드릴 수산물은 민어입니다.
 
민어는 1m가 넘게 자라는 대형어종으로 주산지는 전라남도 부근 해역입니다. 수심 깊은 곳에서 잡히며 제철은 당연 6~8월로 여름을 대표하는 어종입니다. 
 
여름날 먹는 보양 생선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복날이 가까워지면 수요가 늘어 그 몸값이 점점 상승하는 어종이기도 하지요

네이버에 검색한 민어의 시세 복날이 다가워질 수록 비싸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민어의 평균 시세를 보면, 초복인 오늘을 기준으로 kg당 80,000원을 육박하는 고가 어종입니다.
이러한 민어는 예로부터 귀한 몸값 때문에 다른 어종을 마치 민어로 둔갑하여 판매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점성어, 큰민어 등 민어와 생김새가 비슷한 어종이 그 예이지요.
 
민어에 대한 리뷰를 하기 앞서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민어를 속지 않고 구매하는 법을 간략히 말씀드릴까 합니다. 점성어나 큰민어등의 생김새는 민어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보았을 때 그런 차이들로 현장에서 민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는 또 다른 얘기지요. 가장 간편하게 민어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민어는 수심 깊은 곳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로 어획되면 수압차에 의하여 부레가 부풀어 오릅니다. 부레가 많이 부풀어 상태가 좋고 관리를 잘해주어도 오래 살 수 없는 물고기입니다. 
 
민어가 유통되는 건 보통 어획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둔 선어이거나 활어라면 아래의 사진처럼 부레가 부풀어 올라 배를 뒤집은 상태로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배를 뒤집은 활 민어

즉, 일반적으로 수산시장 혹은 횟집에서 민어를 보셨다면 그 민어는 죽거나, 죽어가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여야 합니다. 수조를 멀쩡한 상태로 헤엄치는 것을 절대 민어일 수 없지요.
 
저는 초복을 맞아 전에 포스팅한 엉클마린이라는 업체에서 민어를 구입하였습니다.
엉클마린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2023.07.11 - [수산물정보/슬기로운 수산생활] - [엉클마린] 네이버스토어에서 횟감을 간편하게 주문해보자

[엉클마린] 네이버스토어에서 횟감을 간편하게 주문해보자

여러분을 회를 주문하실 때 어떻게 구매하시나요? 직접 식당을 찾아가 드시는분도 계실 거고 수산시장이나 마트에서 포장하셔서 집에서 즐기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게다가 요즘은 배달도 아

hoddodom.tistory.com

 

엉클마린에서 구매한 민어 주문내역

이날 구입한 활 민어 필렛은 배송비(당일배송)까지 포함하여 42,000원 상당이었습니다.

엉클마린에서 주문한 민어

필렛의 중량은 316g으로 300g 보다 근소하게 많습니다. 추가로 민어 껍질과 부레, 서더리까지 같이 왔습니다. 이날 주문한 민어는 원물에 대한 중량정보가 없었으나 아래 사진의 필렛의 모양과 민어 서더리의 머리크기로 보았을 때, 40cm 전후 원물 약 1kg 정도의 작은 민어이지 않을까 추측합니다.(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민어필렛과 서더리

한 마리에 300g 정도의 순살이 아쉬운 양이기는 하나, 다행스럽게 민어는 부레와 껍질도 맛이 좋아 먹을 수 있는 생선입니다. 껍질은 토치로 구워 찬물에 헹구고 부레는 회와 같이 썰어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그만이죠.


토치로 구운 민어의 껍질
활 민어 한마리 모듬



저도 오늘 민어회를 접하는 것이 처음이라 그 맛이 굉장히 궁금하였습니다. 여름보양식이라는 이름 덕분에 꾀나 비싼 어종인 민어가 과연 그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가 특히 궁금했습니다.
평소 민어회는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한 횟감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먹은 민어는 꼭 그렇지는만은 않았습니다.
활어의 상태로 오늘 작업하고 반나절의 숙성을 거쳐 저녁에 먹었음에도 뱃살 부분은 생각보다 단단한 식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감칠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등살은 알고 있던 데로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하였습니다. 뱃살은 적당한 기름기와 단단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초장이나 간장고추냉이 모두 잘 어울리는 생선회였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부레인데,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을 가졌지만 생각 외로 이 날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부레였습니다. 부레의 표면은 부드러운 젤라틴과 같았고 속 심지는 쫀득쫀득하여 식감이 굉장히 이색적이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오는 것이 별미였습니다. 민어는 부레를 먹으려고 먹는다 라는 얘기가 어느 정도 이해 가는 맛이었습니다.  

민어의 부레

껍질은 토치로 구워 불향이 입혀져 있고 껍질사이에서 나오는 기름과 껍질막 쫀득한 식감이 맛있었습니다. 
 
요약하여 평을 하자면, 활 민어라 회는 깔끔하고 담백하였으며 등살은 부드럽고 뱃살은 단단한 식감을 가졌습니다. 부레와 껍질은 꾀나 별미였고 특별히 잡내가 나거나 하지 않아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객관적인 평을 하자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횟감이 주는 강렬한 인상은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먹은 민어는 1kg 남짓의 작은 개체이다 보니 민어의 온전한 맛을 느끼진 못하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7kg 이상의 대민어를 먹어보고 평가해 보고 싶네요. 
 
37,000원이라는 가격은, 저와 같이 여러 도매업체를 찾고 비교하여 주문하는 사람에겐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횟집에서 회를 드실 경우 양식 광어, 우럭만 먹어도 나올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합니다. 매번 같은 회를 먹는 것보다, 여름보양식이니 여름이 지나기 전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법한 횟감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레와 같은 특수부위가 주는 경험도 재미있고요.  
 
참고로 민어의 제철은 6~8월이나 8월이 되면 산란에 임박하여 살이 물러지고 기름이 빠져 암컷민어의 경우 제맛을 느끼시기 어려울 것 입니다.
또한 말복 이후로는 가격이 다시 저렴해지는데요 말복이 지나 8월경에 수컷 민어를 드신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