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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정보/제철수산물(여름)

[삼배체굴] 여름에 먹는 굴?

by 호또돔 2023. 7. 16.

한겨울의 석화를 좋아하시나요?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바다내음을 품은 식재료로 입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하지만 서양에서는 굉장히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고급 식재료 이지요. 신선한 굴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찜이나 구이, 굴전 등 다양하게 요리하 먹습니다. 이러한 굴은 여름철에는 식용으로 부적한데, 그 이유는 굴의 산란과 관련이 있습니다. 굴의 산란시기는 5~8월 이며 이 시기 굴은 독성을 가지게 되어 여름에는 굴을 먹지 않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인 7월에 제가 소개드릴 수산물은 굴입니다. 조금 특별하게도, 여름에도 먹을 수 있는 굴인데요. 이름도 생소한 삼배체 굴 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삼배체 굴은 무엇일까요? 삼배체 굴의 이름은 어떠한 품종의 이름이 아닌, 유전자 개량을 통한 이름입니다. 일반적으로 저희가 먹는 굴의 염색체는 이배체인데, 삼배체는 말 그대로 염색체를 개량하여 삼배체(X3)로 만든 굴이지요. 이 삼배체굴은 염색채의 개량 덕분에 산란을 하지 못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중성화 굴, 거세굴 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즉,  삼배체굴은 유전자 개량으로 산란을 하지 않아 산란시기가 없으며 독성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계절내내 먹을 수 있으며, 연중 맛차이가 딱히 없는 식재료입니다. 제가 여름 제철수산물로 포스팅한 이유는, 여름에 먹을 수 있는 굴이라는 상징성과 여름철 더욱 저렴해지는 가격이 때문이지요.

 

삼배체굴은 일반 굴에 비하여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산란을 하지 않다 보니, 굴의 모든 영양소는 속살에 집중되어 알맹이가 크고 맛있는 굴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굴을 먹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수요가 적어서 인지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농라에서 1kg에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배송비 별도)에 삼배체굴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삼배체 굴

 1kg에 2~4 미 짜리 삼배체굴을 구입하였고 저는 4미 사이즈로 배송받았습니다.

성인 주먹 만한 삼배체 굴

성인 주먹만 한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1kg 2 미 정도 되는 굴은 도대체 얼마나 큰 것 일가 궁금함을 자아냈습니다. 

 

싱싱하게 살아있는 삼배체굴은 여름에도 당연 생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겨울철 바닷물의 수온이 내려가면 노로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있는데, 여름에는 수온이 높아져 노로바이러스로 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겠지요.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여름철 어패류에는 비브리오 패혈균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수온이 20도가 넘어가면 증식하는 균으로 패혈증에 감염될 시 치명적인 위험성이 있으므로 꼭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여름에는 비브리오,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로 생굴은 애물단지와 같은 식재료이지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 패류, 특히 굴의 경우 잘 생식하지 않습니다. 올해 초 굴을 먹고 노로바이러스에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삼배체굴은 쪄서 먹거나, 하프쉘로 만들어 구워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저는 이날 4미의 굴을 에피터이저를 위한 굴구이로 준비하였습니다. 굴구이를 위한 손절은 간단한데, 차가운 수돗물에 굴을 넣고 해감시켜 대략 10~15분 정도 해감시켜주고 반으로 갈라주기만 하면 끝이지요.

 

해감을 마치고 위생적으로 먹기 위하여 패각 부분을 솔로 가볍게 닦아줍니다. 어차피 구울 거라 큰 의미는 없지만 이왕이면 깔끔한 것이 먹기도, 보기도 좋지요.

 

이때 굴을 세척하면서 느낀 건데 일반굴에 비하여 패각이 굉장히 깔끔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마 일반적으로 밧줄에 고정시켜 양식하는 굴들과 달리 양식망에 넣어 양식하기에 이물이 없고 좀 더 깔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배체굴의 양식망

세척을 마친 굴은 하프쉘의 형태로 손질해줍니다. 굴뿐만 아니라 가리비 등의 조개를 구울 때도 하프쉘로 미리 손질해 두면 구워지며 껍질이 입을 벌릴 때 육수가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여 더욱 풍미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굴의 패각사이로 과도를 집어넣어 관자 부분을 끊어 주면 금세 입을 벌립니다.

패각 사이로 칼을 넣어 관자부분을 끊어준다. 

이렇게 손질한 굴은 바로 굽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한 번 더 꼼꼼히 세척합니다.

굴은 속살에도 다양한 이물질들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굴의 끝 부분인 검은 부분에 특히 이물질이 많으니 흐르는 물로 꼭 헹궈 주세요.  

 

손질과 세척을 마친 굴을 에어프라이어 넣고 구워줍니다.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180도에 약 6~7분 구워 줍니다.

 

6~7 분 정도 구워준 굴 중 2개의 굴에는 다진 양파와, 버터 1t, 초장과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다시 구워줍니다. 가리비도 그렇지만, 버터와 치즈의 풍미가 곁들여진 굴 구이는 어느 요리 부럽지 않다 생각합니다.

 

다 구워진 굴을 꺼냅니다. 저는 치즈구이의 경우 토치로 살짝 그을려 조금 더 먹음직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잘 구워진 굴구이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굴구이의 알맹이를 드셔보신다면, 여태 경험하지 못했던 꽉 찬 굴의 속살을 즐겨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잘 구워진 굴구이

개인적으로 맛은 양념이 가미된 치즈구이가 더욱 좋았습니다. 굴에서 나오는 육즙과 버터가 잘 어우러져 풍미가 좋았습니다. 일반 굴구이는 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좋았고 적당히 짠기와 굴향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삼배체 굴은 일반굴보다 비린맛이 덜하여 굴을 평소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크게 부담 가지지 않고 접할 수 있는 굴입니다.  또한 꽉 찬 알맹이 덕분에 풍부한 식감과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매력있는 수산물 입니다. 굴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 같은 여름철, 저렴한 가격에 맛보실 수 있으니 한 번쯤 맛보시길 추천드립니다.